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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설 선물 스팸 거절"...스팸 선물세트의 몰락

2025-01-23 11:16
 전통적인 명절 선물 문화가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실용성'이 최우선이었던 선물 선택 기준이 '취향'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약 2조원 규모의 명절 선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리는 선물 선호도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모든 세대가 '현금'을 1순위로 꼽은 것 외에는 세대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Z세대(1997~2012년생)는 디지털 기기와 디저트를,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는 가전제품과 상품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Z세대의 소비 패턴은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전통적인 마트 상품권 대신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배달 플랫폼 상품권(25.5%)을 선호하며, 백화점 상품권과 간편결제 포인트 충전권의 선호도 차이가 0.3%p에 불과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답게, 온라인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결제 수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가공식품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40대의 가공식품 선호도가 26.0%인 반면, 20대는 15.3%에 그쳤다. 대신 20대는 과일(41.3%), 정육(38.7%), 주류(20.7%) 등을 선호했다. 전통적인 선물 품목이었던 생활용품 역시 20대의 선호도가 8.7%로, 50대(16.4%)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는 처음으로 '에르메스 뷰티' 선물세트를 선보였고, SSG닷컴은 LVMH 뷰티 브랜드 단독 구성을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한 발 더 나아가 4억 원대 한정판 와인 세트부터 1억 원대 프리미엄 코냑까지, 희소가치를 내세운 초고가 선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편의점 업계의 변신이다. GS25는 을사년을 맞아 '뱀'과 '모란' 이미지를 활용한 금·은메달 세트를 선보였다. 399만 원짜리 금메달부터 22만 원대 은메달까지, 편의점이라는 이미지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상품을 구성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명절 선물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실속형 선물이, 다른 한편으로는 취향과 희소성을 강조한 프리미엄 선물이 각광받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