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AI의 대중문화 진출, 그 장단점은
2024-08-06 12:23MBC라디오 채널,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나올 시간임에도 다른 목소리가 전파를 탔다. 그 목소리는 2004년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정은임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AI(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한 그의 생전 목소리였다. 라디오는 생전에 진행한 '귀로 보는 영화' 코너를 그대로 진행하며, AI로 목소리 출연한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영화 '그녀'를 소개했다.
정은임 아나운서는 그의 20주기를 맞아 진행되었으며, 이에 라디오 채팅창은 열기를 가득 띠었다. 정은임이 생전 진행한 'FM 영화음악'은 1992년부터 3년간, 그리고 2003년부터 2년간 진행된 바 있다.
AI 기술을 이용하면 일명 '불쾌한 골짜기'로 여겨지는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과 비슷함에 느껴지는 불쾌감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정은임의 AI 음성 재현에는 그의 음성 일부와 남유정 성우의 녹음본을 합쳐서 생동감을 살렸다. 기계적인 느낌이 나는 부분은 여러 번 수정을 거쳤고, 성우가 울컥해서 우는 떨림이 반영되어 정은임 아나운서의 음성을 '감성'을 담아 재현하는 것에 성공했다.
대중문화계는 AI 활용에 반감이 컸지만, 기술을 어느 정도 활용하면서 지평을 넓혀가는 추세가 됐다. 한 예능에서는 AI 기술로 만든 '유재석 로봇'과 고 '송해' 선생의 젊은 모습을 구현해 출연시켰다. AI를 이용하면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 대상작인 권한슬 감독의 '원 모어 펌프킨'은 닷새 만에 제작되었고, 비용으로는 전기세만이 들어갔다.
그러나 AI 사용이 마냥 호평받고 있지는 않다. MBC '심야괴담회'는 재연배우가 아닌 AI로 만든 이미지를 투입했으나 시청자들이 몰입이 깨졌다며 비판하는 일이 있기도 했고, AI 기술로 간단하게 만들어진 장면은 단역 배우의 자리를 빼앗으면서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야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