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오늘

하정우·한동훈 구포시장 집결…상인들은 '고통'

2026-04-30 13:47
 더불어민주당에 새롭게 합류한 하정우 전 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이 정치 행보의 첫걸음으로 부산 북갑 선거구의 핵심 상권인 구포시장을 방문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한동훈 전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해당 장소를 찾으면서, 선거철을 맞이한 전통시장에 여야의 주요 정치인들이 일제히 집결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각기 다른 정치적 목적을 띠고 현장을 찾은 유력 인사들의 동선이 겹치면서 구포시장은 순식간에 전국적인 정치 이슈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이들의 방문은 지역 민심을 다잡기 위한 통상적인 선거 운동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시장 전체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거대한 정치적 이벤트로 변모했다.

 

시장 내부에서 우연히 마주친 정치인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표면적으로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현장의 실제 분위기는 극도로 혼란스럽고 양극화된 양상을 보였다. 일부 상인과 방문객들은 특정 정치인을 연호하며 환영의 뜻을 표방한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원색적인 비난과 고성이 난무하는 등 극심한 대조를 이루었다. 지지자들과 반대파들이 뒤엉켜 혼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정상적인 상업 활동이 마비되는 사태까지 발생했으며, 통행로가 막히고 소음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면서 생업에 지장을 받은 상인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치권의 집중적인 유세 활동은 오랜 기간 동고동락해 온 시장 상인들 내부의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이웃사촌처럼 지내온 상인들이 각자가 지지하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파벌을 형성하고 대립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과거의 선거 기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험악한 기류가 시장 전반에 흐르고 있으며, 단순한 의견 충돌을 넘어 감정적인 다툼으로 번지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상적인 삶의 터전이어야 할 전통시장이 극단적인 진영 논리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이 와해되고 있다.

 

특정 후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지지 세력의 도를 넘은 실력 행사 역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은 수십 명 단위로 무리를 지어 시장을 배회하며, 물건을 구매해 주는 조건으로 상인들에게 노골적인 지지를 강요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만약 상인이 자신들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거나 상대 진영 후보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할 경우, 즉각적으로 집단적인 불매 운동을 거론하며 협박을 가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경제적 이익을 미끼로 유권자의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고 표심을 매수하려는 이러한 행위는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받는다.

 


강압적인 선거 운동 방식은 상인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며 극도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특정 정치 세력의 눈 밖에 난 점포들의 명단이 이른바 블랙리스트 형태로 작성되어 은밀하게 공유되고 있다는 소문이 시장 내부에 파다하게 퍼져 있다. 실제로 일부 극성 지지자들은 표적이 된 가게의 전경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함으로써 조직적인 영업 방해를 선동하는 정황도 포착되었다. 매출 감소를 무기로 삼아 정치적 굴복을 강제하는 폭력적인 상황 앞에서 다수의 상인들은 보복성 불이익을 염려하며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지지자들의 조직적인 활동은 법적인 논란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특정 정치인의 팬클럽 회원들이 주말마다 단체로 시장을 방문하여 장보기 행사를 진행하거나 시민들에게 홍보용 물품을 무상으로 나누어 주는 행위가 관계 당국의 제지를 받았다.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러한 단체 행동이 공직선거법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사조직을 통한 선거 운동 주도, 불법 인쇄물 및 상징물 배부 규정 등을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선관위는 관련 단체에 공식적인 경고 공문을 발송하고 위법 행위 적발 시 엄중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하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