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오늘

6·3 지선, 최초 여성 시·도지사 탄생할까

2026-04-24 14:24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광역자치단체장 자리는 여전히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동안 수차례의 전국 단위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동안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장관 등 중앙 부처의 핵심 요직에는 여성들이 잇따라 진출하며 유리천장을 허물어왔다. 그러나 지역의 예산과 행정을 총괄하며 이른바 '소통령'으로 불리는 17개 시·도지사직만큼은 남성 정치인들의 전유물로 굳어져 왔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견고한 장벽을 깨기 위해 도전장을 내민 여성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해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더불어민주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추미애 의원이다. 대구 출신인 추 의원은 당내 경선을 뚫고 본선 진출을 확정 지으며 역사적인 타이틀 획득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상대 당인 국민의힘 측에서 추 의원에 맞설 만한 뚜렷한 대항마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당선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점치고 있다.

 


추 의원은 본선 진출 확정 직후 통합과 실용을 전면에 내세우며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그는 이념적 갈등을 넘어선 폭넓은 인재 등용을 통해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경기도의 미래 비전을 설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도내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진용이 갖춰지는 대로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기구를 발족시켜, 도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된 체감형 정책들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기도지사 후보 선출을 두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들의 영입을 타진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당내 인사들 간의 3파전으로 경선 구도가 좁혀진 상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만약 영남 출신인 추 의원이 수도권 최대 승부처인 경기도에서 승리할 경우, 과거 영남 출신으로 수도권 단체장을 지내고 대권까지 거머쥔 전직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으며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에서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며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속 정당의 공천 심사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는 과거 중앙 무대에서 거대 야당에 맞서 싸웠던 자신의 '투사' 이미지를 강조하며, 보수 진영의 가치를 수호하고 지역 경제를 부흥시킬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의 독자 노선 강행 여부는 대구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이 이 전 위원장과의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 표심이 분열될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권 내부에 감돌고 있다. 양강 구도 속에서도 섣불리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접전 양상이 전개되면서, 30여 년간 닫혀 있던 여성 광역단체장의 문을 열어젖힐 주인공이 이번 선거에서 탄생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