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CEO 후계자, AI 수장, 법무 총괄까지… '애플 제국'의 흔들리는 지도부
2025-12-05 13:55
애플의 지도부 세대교체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아이폰 제조사 애플은 4일(현지시간), 2017년부터 무려 7년간 법무 총괄이라는 중책을 맡아 온 케이트 애덤스 수석부사장이 은퇴를 결정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의 빈자리는 경쟁사인 메타(Meta)에서 최고법무책임자(CLO)로 활동해 온 제니퍼 뉴스테드가 채우게 된다. 예일대 로스쿨 출신으로 미 국무부 법률고문까지 지낸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뉴스테드는 내년 1월 애플에 수석부사장 직급으로 합류하여 애덤스로부터 업무를 인계받은 뒤, 3월 1일부로 법무 총괄 직책을 공식적으로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이번 인사 개편은 단순히 법무 총괄의 교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역임했던 리사 잭슨 환경·정책·사회사업 담당 부사장 역시 내년 1월 말을 끝으로 회사를 떠난다. 잭슨 부사장의 퇴임에 따라 그의 업무는 두 갈래로 나뉘어 재편된다. 환경 및 사회사업 부문은 사비 칸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로 변경되며, 정부를 상대하는 대관 부문은 일단 애덤스 수석부사장이 은퇴 전까지 임시로 이끌다가, 그의 퇴임 이후에는 신임 법무 총괄인 뉴스테드의 산하로 완전히 편입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법무와 대관 조직의 통합 배경에 대해 "두 팀의 업무 간 중복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하며, "국제 문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뉴스테드가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인사는 최근 애플을 뒤흔든 연쇄적인 고위 임원 이탈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불과 지난달에는 한때 팀 쿡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퇴임하며 충격을 안겼다. 또한, 인공지능(AI) 부문을 총괄하던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부사장 역시 AI 비서 '시리(Siri)'의 개편이 지지부진하다는 논란 끝에 최근 회사를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바로 전날에는 애플 특유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을 총괄해 온 핵심 인물 앨런 다이가 경쟁사인 메타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내부 동요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CEO의 잠재적 후계자부터 법무, 운영, AI,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핵심 두뇌들이 짧은 기간 안에 연이어 회사를 떠나자,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임원진 교체가 팀 쿡 CEO 자신의 은퇴 준비 과정의 일환이라는 관측마저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오랜 기간 애플의 성공을 이끌어 온 기존의 인물들을 퇴장시키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물들로 지도부를 재편하여 자신의 퇴임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팀 쿡은 퇴임하는 애덤스와 잭슨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하며 특히 잭슨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 대비 60% 이상 감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공로를 치하했지만, '애플 제국'의 대대적인 리더십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