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전산 화재가 부른 '추석 택배 대란', 신선식품 보내려다 '지연 각서' 쓸 판

2025-09-30 12:47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전산실 화재로 촉발된 우편 서비스 마비 사태가 점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0일부터 전국 우체국 창구에서 신선식품 접수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산 장애 발생 이후 중단되었던 주요 서비스 중 하나로, 추석 명절을 앞둔 많은 국민이 애타게 기다려온 소식이다. 앞서 일부 우편 서비스가 재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선식품이 접수 품목에서 제외되면서 명절 선물을 보내지 못하게 된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화 조치는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 사태는 특히 추석이라는 특수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국민적 불편을 가중시켰다. 명절을 맞아 가족과 지인에게 지역 특산물이나 정성이 담긴 음식을 보내려던 계획은 전산 마비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접수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이미 선물을 준비했던 이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고객센터에는 우체국의 미흡한 대응을 질타하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이는 단순한 택배 서비스의 중단을 넘어, 명절의 정을 나누고자 하는 국민들의 마음길마저 막아버린 안타까운 사태로 기록될 뻔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 끝에, 배달 예고 및 완료 문자 전송 시스템을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의 정상화는 신선식품의 생명과도 같은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다. 이에 따라 접수 재개가 결정되었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우정사업본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신선식품을 접수하려는 고객에게 ‘배달 지연 가능성’에 대한 동의를 받기로 했다. 이는 시스템이 아직 100%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 조치로, 소비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신선식품 접수 재개와 더불어 그동안 중단되었던 다른 부가 서비스들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 일시적으로 현금 결제만 가능했던 소포 상자를 다시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게 되었으며, 수취인이 요금을 부담하는 착불 소포와 고가의 상품을 위한 안심 소포 서비스 역시 정상적으로 접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간편 사전접수 시스템이 복구되면서, 창구에서 일일이 손으로 주소를 적어야 했던 큰 불편함도 해소되었다. 비록 ‘지연 가능 동의’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우체국 서비스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추석을 앞둔 국민들의 시름도 한결 덜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