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오늘

한동훈, '치킨 배달'로 특검 정면 돌파…정치적 승부수 던졌다

2025-09-25 08:54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내란 특검의 증인신문 기일에 불출석하는 대신 경남 진주에서 치킨 배달에 나선 사실이 24일 알려지면서, 그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전국 민심 투어'를 시작한 한 전 대표의 이번 '치킨 배달'은 단순한 민생 행보를 넘어, 자신을 향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정면 돌파이자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특검 소환이라는 무거운 정치적 상황 속에서 한 전 대표가 택한 것은 '현장'이었다. 그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주 자담치킨 진주혁신도시점에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듣고, 직접 치킨 포장과 배달까지 수행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한 전 대표는 점주와 영수증을 확인하고,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치킨 박스를 접는 등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그는 CBS 라디오에서 "진주에서 음식점 사장님들을 만나 '경기가 너무 어렵다,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특히 "배달 앱 수수료가 너무 부담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 전하며, 서민 경제의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특검의 칼날을 피하는 동시에, 민생 현장에서 국민의 삶을 직접 체험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민생 행보의 이면에는 내란 특검에 대한 한 전 대표의 강경한 입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가 치킨 배달에 나선 23일은 국회 계엄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이 그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 청구한 공판 전 증인신문 기일이었다. 

 

한 전 대표는 특검 소환에 불응하며 "저는 12월 3일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서 계엄을 막았고 그로 인해 당대표직에서 쫓겨나고 지속적인 공격을 지금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민주당이 임명한 특검이 원하는 건, 제가 일종의 협업하는 그림을 만들어 보수를 분열시키려는 것"이라며 특검 수사의 정치적 의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 사례를 들며 "안 의원은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저만 매주 브리핑에서 언급하고 있다. 몇 백억 혈세를 쓰면서 결국 제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는 특검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보수 진영의 피해자로 포지셔닝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질문에 한 전 대표는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 그런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정치 활동 지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저는 정치를 계속하는 사람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출마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근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8월에 나서는 것 보다는 우리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에게 조금 더 시간을 드리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하며, 당의 안정과 재정비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음을 시사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이번 '치킨 배달' 행보는 특검 소환이라는 사법적 압박 속에서도 민생 현장을 파고들며 대중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동시에 자신을 향한 정치적 공격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평가된다. 그의 이러한 선택이 향후 정치적 입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특검 수사는 어떻게 전개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