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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폭등 예고?... 브라질 조류독감에 수입 '올스톱', 국내 닭고기 대란 오나

2025-05-20 11:08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육계 관련주들이 이틀 연속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브라질산 가금류 수입을 전면 중단하자 국내 닭고기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마니커는 전 거래일 대비 12.79%(142원) 오른 1252원에 거래됐다. 마니커는 닭고기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주력으로 하며, 종계·부화·사육·도계·육가공·유통까지 아우르는 육계 수직 계열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같은 날 체리부로도 장중 한때 10% 가까이 급등했다.

 

전날에는 하림이 25.21%나 폭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동우팜투테이블(12.70%), 마니커에프앤지(12.30%) 등 주요 육계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주가 급등은 정부가 지난 18일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 가금육 및 관련 생산물에 대해 수입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16일 브라질 남부 양계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것에 대응한 것으로, 브라질산 닭고기는 국내 수입 물량 가운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닭고기 총 수입량은 약 22만t이며, 이 중 브라질산이 약 18만t으로 전체의 81.8%에 달한다. 같은 해 국내 닭고기 소비량은 약 74만t으로, 브라질산 수입 중단에 따른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닭고기 자급률이 약 83%(62만톤) 수준으로 높은 편이고, 수입 차질의 영향은 일부 유통채널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산 닭고기의 주요 수요처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 중심"이라며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어, 수입 중단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계란 역시 브라질산 비중이 극히 낮아, 식품 제조나 외식 산업에는 의미 있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국내산 닭고기 수출량 약 6만t이 내수로 전환될 경우 일부 수급 공백을 메울 수 있으며, 수입 공백은 제3국 수입 대체나 기존 재고 활용 등을 통해 일정 부분 보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브라질산 가금류 수입 금지 조치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반적으로 닭은 살처분 이후 출하 재개까지 약 2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다만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가 산란계로 확산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산란계는 정상화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된다"며 "과거 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피해가 장기화됐던 것도 산란계 피해가 컸던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